현직 시의회 의장이 동료 의원을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으로 까지 일파만파 번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밀양시의회 의장인 김상득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밀양시의회 김상득(52) 의장이 지난 10일 9시 20분께 밀양에 있는 한 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정무권(45) 시의원을 화장실로 불러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수차례 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김상득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이며 정무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주당 경남도당이 정치권 대응으로 문제제기에 나섰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발생에 앞선 이날 오후 7시께 김 의장과 정 의원은 1차 술자리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내뱉으며 언쟁을 벌이다 헤어졌다.
이후 정의원은 동료 의원 3명과 시청 직원 등이 인근 호프집으로 장소를 옮겨 자리를 하던 중 동료 의원이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김 의장을 호프집으로 불렀다.
그러나 김 의장은 정 의원을 보자 화장실로 불러낸 뒤 계속 욕설을 하고 폭행을 가했다는 게 정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당시 화장실에는 민간인도 1명 있어서 설마 나를 해코지 하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산이었다”면서 “제가 너무 맞아서 2~3분 정도 기절해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얼굴이 말이 아니게 붓고 이도 한 개 부러졌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김 의장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 의원의 입장이다.
정 의원은 "김 의장이 자신에게 충성맹세를 했는데 왜 충성 안 하냐고 따지며 욕을 해 시비가 붙었다"며 "지난 지방선거 당시 모교 체육대회를 마친 뒤 고등학교 선배인 김 의장을 찾아가 '당선되면 잘 따르고 보필 잘하겠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장은 "정의원이 1차 술자리에서 말을 놓고 욕을 하더니 자리를 옮기고 나서 화장실로 불렀는데 계속 욕을 했다"며 "구석에 깔려 이 9개가 흔들릴 정도로 내가 두들겨 맞았으며 의원들끼리 이런 일을 일으켜 시민들께 면목이 없다"고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임시회에 이들 두 의원은 모두 불참했다.
경찰은 조만간 김 의장과 정 의원을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밀양시민이 뽑아준 시의원을 동료 의원이, 그것도 의장이 술에 취해 폭행했다는 것은 밀양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다"며 "그야말로 안하무인인 격이며,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의 의장 자격은 물론 시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상득 의원은 당장이라도 10만 밀양시민에게 백배사죄하고 의장은 물론 시의원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한다"며 " 밀양시의회는 즉각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김상득 의장에 대한 징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